[연애상담] 커뮤니티 에피소드-8 "애매한 관계 속에서 나만 진심이면 어떡하죠?"

요즘 그 사람과의 관계를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.

만나면 손도 잡고, 안아주고, 같이 밤늦게까지 걷기도 해요.
하지만 누가 봐도 ‘연인’ 같으면서도, 정작 우리 둘 사이엔
“우리 사귀는 거야?” 같은 확실한 말은 없었어요.

처음엔 그냥 흐르는 대로 두기로 했어요.
요즘 사람들은 꼭 고백하고 시작하지 않는다길래,
나도 그런 쿨한 연애를 해보고 싶었죠.
근데 어느 순간부터 불안함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어요.

같이 있어도,
“지금 내가 그의 여자친구가 맞나?” 하는 생각이 들고
어떤 날은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겨요.
하루, 이틀, 연락이 안 되는 동안
내 머릿속엔 별의별 생각이 다 지나가요.

"혹시 다른 사람도 만나는 걸까?"
"나는 그냥 그중 하나인 걸까?"
"진짜 바쁜 걸까, 아니면 나한테만 마음이 없는 걸까?"

하루는 용기를 내서 물어봤어요.
"우리... 무슨 사이야?"
그 사람은 웃으며 말했어요.
"그런 게 뭐가 중요해? 지금 좋으면 된 거지."

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.
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,
“너는 내 여자친구야” 같은 따뜻한 말이었는데…
그 말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죠.

그래서 요즘,
그 사람의 옆에 있어도 내 마음은 점점 외로워져요.
그 사람의 하루에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
확신이 없어요.

그 사람은 나에게 '편한 사이'라지만,
나는 그 말이 너무 불편해요.
서로 같은 온도로 좋아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는데,
점점 나 혼자만 깊어지는 것 같아요.

친구한테 털어놨더니,
"그 사람은 그냥 책임지고 싶지 않은 거야"
라는 말을 들었어요.
근데 또 막상 그 사람을 보면,
그 웃는 얼굴에, 부드러운 목소리에,
그동안 받은 작은 배려들이 떠올라서
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기도 해요.

요즘 밤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.
그 사람은 내게 확신을 주지 않는데,
나는 왜 혼자서 이 관계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는 걸까?
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요?
아니면, 정말 이건 사랑이 아닌 걸까요?

이런 애매한 관계, 계속 이어가도 될까요?